Maca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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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여기서부터 트리시드 사막이라는 하말의 말에 오이카와와 카게야마는 발밑을 내려다보았다. 모래들 사이사이로 작은 돌들이 보이고 풀도 돋아나 있었다. 지금까지 걸었던 길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땅이었다. “확실히 그림으로 봤던 사막이랑은 많이 다르네요.” 하말은 중얼거리는 카게야마에게 모포를 한 장 건넸다. “받게. 아무리 그래도 사막은 사막이야. 밤이 되면 지금보다 추워질 걸세.” 그는 무리의 모두에게 모포를 나눠주고 나서 다시 낙타에 올랐다. “그리고 사막에선 마물들도 나올 테니 안전한 동쪽 지대로 가기 전까진 다들 긴장하고.” 과연, 그의 말대로 해가 기울면서 점점 공기가 서늘해지더니, 밤이 되자마자 기온이 뚝 떨어졌다. 해가 지면 이동하기 위험하다는 하말의 말에 따라 그들은 몸에 모포를 둘둘 감고 낙..
6.“불” 손바닥을 들여다보며 말하자 손 위에서 작은 불꽃이 피어올랐다. 밝은 주홍색의 불이 손바닥 바로 위에서 타오르고 있지만 뜨겁지는 않았다. ‘오이카와님의 봉인에 대해 알아봤습니다만, 마력을 묶어버리는 일반적인 봉인과는 좀 다른 모양이에요. 잘하면 간단한 마법 정도는 쓸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드물긴 합니다만, 특히나 강한 고위 마족의 피가 섞인 중급 마족들 중에선 약한 마법을 쓸 수 있는 자들도 있으니 오이카와님께서 마법을 쓴다고 해서 많이 이상하게 보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사리아의 말대로 지난 이틀간 수련을 한 결과 오이카와는 작은 불 정도는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다. 혹시 뭔가 생각날까 싶어 마법으로 만든 불꽃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었으려니 방문이 조심스레 열렸다. 활을 매고 있는 카게야마..
5.“간밤엔 안녕히 주무…시지 못하신 모양이네요.” 이와이즈미가 인간계에서 선물로 사 온 펜들로 이면지에 낙서를 하고 있던 사리아가 그들이 들어오는 소리에 고개를 들고 아침 인사를 건넸다. 낙서를 하고 있는 종이 옆에 다른 색의 펜이 놓여있었다. “…뭐 이 상황에 잘 주무시는 것도 이상하긴 하죠.”“잘 아네.”“그래도 오늘은 좋은 소식이 하나 있으니 너무 죽을상 짓지 마세요.” 오이카와와 카게야마가 퀭한 얼굴로 의자에 주저앉자 사리아는 서랍 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쨘!” 그녀의 손에는 작고 낡은 책 한 권이 들려 있었다. “…그게 뭔데?” 겉으로 봐서는 그저 가죽으로 된 표지 모서리 부분이 해진 낡은 책에 지나지 않았지만, 사리아가 저렇게 자랑스레 내보이는 걸 보니 보통 책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 이와..
4.“확실히 옘스 근처네. 이십 분 정도만 걸어가면 될 거야.” 마법진 위에서 내려오자마자 주위를 둘러보던 이와이즈미는 팔찌를 낀 팔을 들고 주문을 외웠다. 그러자 그의 머리에 돋아있었던 뿔이 사라졌다. “그것도 마법입니까?”“응.”“신기하네요.” 카게야마가 이와이즈미를 보고 눈을 반짝이자 오이카와가 카게야마에게 외쳤다. “나도 봉인 풀리면 마법 쓸 수 있을 거야!”“그렇겠네요!” 카게야마가 이번엔 자신을 보고 눈을 빛내자 오이카와는 우쭐해졌다. “유치하게 굴지 말고 따라오기나 해라.”“내가 뭘 유치하게 굴었다고!” 이와이즈미는 오이카와의 항의 같지도 않은 항의를 무시하고 걷기 시작했다. 그의 말대로 얼마 지나지 않아 제법 커다란 마을이 보였다. “저기가 옘스야.”“마계의 마을은 처음이네.”“길 잃어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