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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a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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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미안해서 어쩌죠?” “괜찮아요. 신경 쓰지 마세요.” “정말 미안합니다.” “아니에요. 저 진짜 괜찮아요.” “정류장에서 내려드릴게요. 버스 타고 가시면 될 거예요. 정말 미안합니다.” 오이카와는 마지막까지 갑자기 일이 생겨서 이런 곳에 두고 가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상대에게 웃으며 괜찮다고 말한 뒤 차문을 열고 나왔다. 눅눅한 공기가 코끝을 찔렀다. 소나기였다. 버스는 언제쯤 오려나. 오이카와는 아무도 없는 정류장 벤치에 앉아 왼쪽 다리를 앞뒤로 흔들며 생각했다. 눅눅한 건 싫지만 비가 와서 다행이야. 뉴스에선 몇 십 년만의 폭염이라느니 열대야라느니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었다는 둥의 소식이 끊이질 않았다. 오늘의 최고 기온은 몇 도, 불쾌지수는 몇 퍼센트, 식탁 위에 뒀다가 진득하게 녹아버린 ..
※주의사항- 약 고어 묘사가 있습니다.- 윤간 암시 장면 있습니다.- 대부분의 등장인물이 죽거나 미칩니다.- 미래조작 요소 있습니다.- 히카게, 모브카게 요소 있습니다. 길어서 일 별로 나눠서 접어두었습니다. 1일째 ‖ AM 06:00 자명종이 세 번을 채 울리기도 전에 카게야마는 눈을 떴다. 창문 너머로 어슴푸레하게 동이 트고 있었다. 카게야마는 자명종의 알람을 끄고 옷을 갈아입었다. 책상 위에 어제 어머니가 사주신 손목시계가 놓여있었다. 어제 어머니를 따라 영화를 보러 백화점에 갔다가 진열장에서 우연히 본 시계였다. 공학계산기로도 유명한 회사에서 만들었다고 하는 그 시계는 꼭 공대생들의 계산기처럼 투박한 디자인의 검은색 시계였으나, 시간을 알려주는 시계 안쪽 부분만큼은 제법 세련된 데다 날짜까지 알려..